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넌 아마 모르겠지.
나는 너의 어떤 특정한 면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너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했어.
그래서 표현이 없어도, 연락이 없어도,
연락이 없다 못해 아예 읽지도 않을 때조차 그래도 괜찮았어.
그냥 기다리다보면 언젠간 연락하겠지,
내가 모르는 무슨 사정이 있겠지,
시험 때문에 많이 힘들겠지,
하면서 너를 이해하고 또 이해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텼어.
근데 연락 한 통 없으면서 너무나도 잘 지내는 너를 보면서
나도 그때 내려놓은 것 같아.
나는 너랑 사귀고 난 이후로 매일같이 네가 너무 좋아서 너무 무서웠어.
어떻게 이렇게 좋을 수 있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그런 걸 느꼈어.
그래서 갑자기 내 일상에 훅 들어온 너라서,
또다시 없어질까 봐,
그게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기다렸고 또 기다렸어.
매일같이 불안했고, 자주 울었고, 그래서 네가 너무 미웠는데
그 와중에도 스치듯 마주치는 너를 보면, 또 그냥 마냥 좋았어.
잠깐이라도 볼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했어.
하지만 다 착각이었나 봐.
내가 너를 좋아하는 만큼 너도 날 좋아할 거란 착각.
기다리면 언젠가는 네가 올 거라는 착각.
언젠가는 바뀔 거라는 착각.
네가 노력하고 있다는 착각.
넌 평생 널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사람 놓치고 살아가겠지.
평생 도파민에 미쳐서,
진심으로 널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회피하면서,
매일같이 후회 속에서 살길 바라.
많이 좋아했고, 사실 지금도 많이 좋아해.
앞으로도 계속 좋아하겠지.
아니 좋아한다는 감정을 넘어서서 이제는 사랑해.
너 없으면 안될 것 같단 생각이 들던 나날들이 있었지만
난 너 없이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너 없이 잘 살아보려고.
고마웠어 많이.
넌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가게 해줬어.
건강하게 잘 지내.
ps 아직 안 늦었으니까 지금이라도 연락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