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의 뜨겁던 사랑이 재가 되어 버린 뒤로는,
당연하게도 다시는 너에게 편지를 쓸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우연히 쓰게 되네, M.
너랑 연애할 때 나는 정말 많이 힘들었고, 정말 많이 울었어.
그런데 그만큼 정말 행복했고, 정말 많이 웃기도 했지.
해외는커녕 국내 여행도 손에 꼽을 만큼밖에 가보지 못했던 내가,
너와 함께 이곳저곳을 다니며 수없이 많은 추억을 남겼고,
자존심이 다치면 숟가락을 들 힘조차 없던 내가
세 번이나 찾아온 너의 권태기 앞에서 구질구질하게 매달리기도 했어.
나는 내 모든 걸 태워 너를 사랑했고,
내가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
그래서 나는 너를 만났던 걸 하나도 후회하지 않아.
다시 돌아가도 너를 똑같이 사랑하고, 똑같이 울고 싶어.
결국 이 관계를 꽉 쥐고 있던 내 손에 힘이 빠지는 순간, 우리의 사랑은 끝나버렸지만
나를 찾아와 울던 너의 얼굴은 아직도 잊히지 않아.
그래도 이미 엎질러진 우리 사이를 되돌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확신 없는 마음으로 다시 너를 만나면 우리가 그동안 나눴던 사랑마저 더럽혀질 것 같아서
돌아와 울고 있던 너를, 나는 그냥 밀어내고 말았지.
그 이후로 다른 사람들도 만났어.
분명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고, 좋았던 순간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가 했던 사랑이랑은 너무 다르더라.
아마 나를 너무 공평하게 대해줘서였을까.
누가 옆에 있어도 나는 여전히 춥고, 외롭고, 서러웠어.
나를 편애해 주던 네가 자꾸 그리워져.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때의 우리 사랑이 참 많이 그립다.
이제 우리는 서로의 행복이 될 수는 없지만, 다른 방향으로라도 나는 네 행복을 바라.
아직도 가끔은
늘 소심했던 네가, 나 없이 날 선 말들을 내뱉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울고 있지는 않을지 겁이 나.
그래도 이겨내고, 웃는 날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제발 잘 지내.
정말로, 그렇게 잘 지내다가
아주 어쩌다 내 생각이 난다면,
우리 정말 좋았지.
그때는 정말 서로를 사랑했었지.
그 정도만 떠올리고 말아 줘.
그래야 나도, 조금은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