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있었어? 스쳐 지나가면서 보이던 너의 모습이 때로는 너무 밝아서 때로는 너무 내가 아는 너와 달라서 가슴 시리던 날들이 떠오르네 나는 솔직히 잘 못 지내 매일 너를 그리워하는 것 같아..
우리가 서로 사랑했던 만큼 끝이 안 좋았잖아. 난 그날 널 평생 미워하기로 다짐했었다? 정말 한동안 많이 미워했어 근데 정말 많이 사랑했어서 그런가 어느새 너는 또 나에게 따뜻했던 세현이로 남아있었어.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 너무 힘들었어. 우리 추억은 항상 나의 주변에 있었던지라 잊기가 힘들더라.
너와 함께했던 추억들과 네가 만들어준 습관들이 나를 자꾸만 괴롭히고 너를 향하게 만들어 정작 너에게 가면 넌 날 바라지 않는데.. 더 이상 내가 아는 네가 없는데 내가 아는 너를 바라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세현아 한 때의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대. 나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아. 내가 힘들 때 유일한 버팀목의 너와의 기억을 떠올려 너와의 기억은 모두 다정하고 따뜻하거든.
따뜻하고 다정한 너를 매몰차게 두고 떠나버려서 미안해. 그래서 나 지금 벌 받고 있는 건가 봐. 너무 돌아가고 싶고 후회된다. 내가 사귈 때 너한테 편지 정말 자주 써줬는데 이제는 행방 없는 편지만 쓰네. 혹시라도 네가 이 편지를 읽을 수 있을까? 읽었다면 혹시라도 내가 아직 조금이라도 그립다면 연락 한 번 해줘. 몇 달 후면 우리 스쳐가면서라도 못 만나는 사이가 되잖아. 그전에 밥 한 끼라도 하자 우리 한 때는 정말 많이 사랑했었잖아.
우리가 뜨겁고 찬란한 청춘인 10대에 만나 설레는 첫 스무 살을 같이 맞이하고 어른이 되어가며 20대를 보내며 그렇게 시간이 흘렀더라. 그러다 평생을 함께 할 줄 알던 우리가 서로의 길을 가게 되었고, 지금은 너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전히 아직은 아파.
우리가 여러 번 헤어지고 만나는 걸 반복하면서 저절로 직감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오는 걸 느꼈어. 어느 순간 이 기회가 정말 마지막이라는 걸 느끼며 너와의 관계를 이어 나가곤 했어.
있잖아, 너와 마지막으로 헤어지기 전에 우리 다시 재회할 때 말이야. 너에겐 말을 못 했지만 그 순간 처음으로 엄마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펑펑 울면서 얘기를 했었어. ‘나 얘 없으면 진짜 죽을 거 같다고 ‘ 정말 그때는 죽을 거 같았어. 그만큼 너를 사랑했나 봐. 내 전부였던 네가 없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거든. 그래, 지나간 일이지만 난 늘 진심이었어 너에게.
그렇게 우리의 사랑에 늘 진심을 다 하여 최선으로 했고 너를 사랑해서 너무 사랑해서 네가 그만하자 했을 때 억지를 부리며 잡고 싶지 않았어. 차라리 내가 힘이 들고 아파하는 게 더 나을 거 같았어. 나는 네가 힘든 게 싫고 행복만 하길 바라. 그래서 너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고 한 거야.
아직도 많이 생각 나. 보고 싶고 또 보고 싶어. 그렇지만 내가 없는 너는 분명 더 행복할 거라 믿어. 겁 없이 삼켰던 사랑에 탈이 난 걸까. 난 여전히 아파. 그렇지만 나는 너의 행복을 빌어. 네가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고 늘 행복만 하면 좋겠어.
내가 늘 얘기했었잖아 ‘여름은 우리의 계절’이라고. 이젠 정말 여름이야. 뜨거울 때 만나서 더욱 뜨겁게 우리의 청춘을 같이 보내고 정말 많이 사랑했어. 그래서 이번 여름은 많이 아플 거 같아. 너 없이 보내는 첫여름 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여름만 되면 지독하게 아플 거 같아. 그렇지만 너는 안 아프면 좋겠어. 너의 슬픔 아픔 모두 내가 다 가져갈게. 늘 행복만 해주면 좋겠어. 내가 사랑하던 사람아.